“10년이면 1억”이라는 말
오세진(가명·45) 씨는 이직하면서 퇴직금 5,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유튜브를 틀면 비슷한 말이 반복됩니다 — “퇴직금 5천, 지수에 묻어두면 10년 뒤 1억입니다.” 솔깃하지만 세진 씨가 궁금한 건 하나였습니다. 그 말은 수익률 몇 %를 가정한 이야기인가. 추가 적립 없이 5,000만원 목돈만, 연복리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1억의 전제는 연 7.2%
계산기를 역산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연 7.2%로 10년을 굴리면 100,211,568원 — 딱 두 배를 넘습니다. 오래된 어림법인 72의 법칙(72 ÷ 수익률 = 원금 2배 기간, 72 ÷ 7.2 = 10년)이 실제 복리 계산과 일치하는 순간입니다. 즉 “10년 1억”은 매년 7%대 수익률을 10년 내내 유지한다는 꽤 강한 가정 위에 서 있는 말입니다.
수익률별 10년 뒤
| 연 수익률 가정 | 10년 뒤 | 수익 (원금 5,000만 대비) |
|---|---|---|
| 3% (예금 수준) | 67,195,819 | +17,195,819 (+34.4%) |
| 5% | 81,444,731 | +31,444,731 (+62.9%) |
| 7% | 98,357,568 | +48,357,568 (+96.7%) |
| 10% (주가지수 낙관 가정) | 129,687,123 | +79,687,123 (+159.4%) |
예금 수준(3%)이면 6,720만원, 7%면 9,836만원으로 ‘1억’의 문턱에 닿고, 10%면 1억 2,969만원입니다. 같은 돈, 같은 10년인데 수익률 가정에 따라 6,000만원 넘게 벌어지는 범위 — “1억”이라는 한 마디에는 이만큼의 불확실성이 접혀 있습니다.
2%p의 무게, 그리고 10년의 무게
표에서 5%와 7%의 차이는 10년 뒤 1,691만원입니다. 수수료·세금으로 매년 2%p를 잃는 것이 이 크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편 기간을 늘리면 곡선이 가팔라집니다. 같은 7%로 20년을 두면 1억 9,348만원 — 10년의 9,836만원에서 두 배가 됩니다. 복리에서 앞의 10년보다 뒤의 10년이 더 크게 불어나는 이유이고, 45세인 세진 씨에게 이 돈의 용도가 ‘10년 뒤’인지 ‘은퇴 후’인지가 수익률만큼 중요한 이유입니다.
숫자에 없는 것들
이 계산은 전부 세전·명목입니다. 이자·배당소득세 15.4%,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2% 등을 반영하면 실제 수령액은 줄어들고, 반대로 퇴직금을 IRP·연금계좌에 담아 연금으로 받으면 과세이연과 퇴직소득세 감면으로 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퇴직금은 IRP 의무 이체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 ‘연 7%’는 평균일 뿐 실제 시장은 해마다 요동치므로, 초반에 하락장을 만나면 같은 평균 수익률로도 경로가 달라집니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가치는 명목 숫자보다 작다는 점도 남습니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세진 씨의 조건(5,000만원, 연 7%, 10년)이 그대로 입력된 계산기가 열립니다. 수익률과 기간 슬라이더를 움직여 보면 내 가정의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