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는 매달 나가는 돈, 전세는 공짜?
전세와 월세를 비교할 때 흔히 “월세는 매달 돈이 나가고 전세는 나중에 돌려받으니 전세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으로 묶인 돈은 다른 곳에 넣었다면 이자를 낳았을 자금입니다. 이 기회비용을 빼놓으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전세 3억원(그중 2억은 전세자금대출), 월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 80만원. 관리비는 양쪽 모두 월 15만원으로 같다고 두고 5년 총비용을 계산했습니다. 금리 환경이 전체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고 대출금리와 기회비용률을 함께 조정했습니다.
금리에 따라 승자가 바뀝니다
| 금리 | 전세 5년 총비용 | 월세 5년 총비용 | 결과 |
|---|---|---|---|
| 2.0% | 39,000,000 (월 65만) | 60,000,000 (월 100만) | 전세 2,100만원 유리 |
| 3.5% | 61,500,000 (월 102.5만) | 62,250,000 (월 103.8만) | 전세 75만원 유리 (사실상 동률) |
| 5.0% | 84,000,000 (월 140만) | 64,500,000 (월 107.5만) | 월세 1,950만원 유리 |
금리가 2%일 때는 전세가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5%가 되면 정반대로 월세가 2,000만원 가까이 유리해집니다. 전세의 총비용은 금리에 그대로 연동되어 3,900만원에서 8,400만원으로 2배 이상 뛰는 반면, 월세는 6,000만원에서 6,450만원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월세는 이미 금액이 고정돼 있고 보증금이 작아 기회비용도 작습니다.
분기점은 전월세전환율입니다
표를 보면 3.5% 부근에서 두 선이 교차합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이 조건의 전월세전환율을 직접 구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월세 80만원 × 12개월 = 연 960만원. 보증금 차액은 3억 − 3,000만 = 2억 7,000만원. 960만 ÷ 2억 7,000만 = 3.56%. 즉 이 집주인은 보증금을 연 3.56%로 환산해 월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내가 돈을 굴릴 수 있는 수익률(또는 대출금리)이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전세, 높으면 월세입니다. 복잡한 계산 없이도 이 두 숫자만 비교하면 방향이 나옵니다.
비용 구성 뜯어보기 (금리 3.5% 기준)
| 항목 | 전세 | 월세 |
|---|---|---|
| 자기자금 기회비용 | 17,500,000 | 5,250,000 |
| 대출이자 | 35,000,000 | — |
| 월세 총액 | — | 48,000,000 |
| 관리비 | 9,000,000 | 9,000,000 |
| 합계 | 61,500,000 | 62,250,000 |
전세의 진짜 비용은 대출이자 3,500만원입니다. 여기에 자기자금 1억원을 묶어두는 대가인 기회비용 1,750만원이 더해집니다. 월세는 5년치 월세 4,800만원이 대부분이고 보증금이 작아 기회비용은 525만원에 그칩니다. 두 방식의 총비용이 75만원 차이로 좁혀지는 이유입니다.
숫자에 없는 것들
이 계산에는 담기지 않는 요소가 있습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대표적입니다.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변수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월세에는 조건을 충족하면 월세 세액공제가, 전세자금대출에는 이자 소득공제가 있어 실질 부담이 줄어듭니다. 이사 비용과 중개수수료도 계약 주기가 짧을수록 누적됩니다.
그래도 출발점은 명확합니다. 내 자금의 기회비용과 전월세전환율을 비교하는 것. 여기서 방향을 잡고 나머지 요소로 조정하면 됩니다. 위 숫자는 전세 vs 월세 계산기에서 본인 조건으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